인더스트리 리뷰

AI 관련 특례상장기업의 현재 성적표는?

J Park 2022. 11. 27. 19:07

들어가며

블록체인, 드론, 자율주행, ...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는 시대이다. 그 중 대중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은 단연코 AI, 인공지능일 것이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이후 세계는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키워왔다. 그 이후, 모두가 AI를 외치며 다양한 곳에서 이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눈에 띌만한 성과가 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나 또한 AI 관련 스타트업에 다니는 1인으로서, 관련 제품/서비스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1-2년 내에 기술특례 절차로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 중 AI 관련 회사들이 어떤 실적을 보이고 있는지를 최근 발표된 2022년도 3분기 실적 보고서를 기반으로 분석해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 회사보다 먼저 관련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AI 관련 기업들이 어떤 성과를 보이고 있고, 또한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도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기업

대상 기업은 알체라, 씨이랩, 뷰노, 마인즈랩, 루닛 5개 기업을 정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최근 1-2년 내에 AI 분야에서 기술특례 절차로 상장한 기업을 선정했다. 위 기업 외에도 라이프시맨틱스, 솔트룩스, 딥노이드 등의 다른 기술특례상장 업체들이 있었으나, 좀 더 최근에 상장한 업체를 고르고, 중복되는 분야의 업체는 최대한 제외하여 아래 5개 업체를 정했다. 아래 표는 대상 기업의 분류 및 상장일을 정리한 것이다. 

 

  기업명 분류 상장일
1 알체라 AI 영상인식 2020년 12월 21일
2 씨이랩 AI 영상분석 2021년 2월 24일
3 뷰노 의료 AI 2021년 2월 26일
4 마인즈랩 AI 플랫폼 2021년 11월 23일
5 루닛 의료 AI 2022년 7월 21일

위 업체들에 대해 아래 상세 분석을 통해 매출, 매출성장률, 순이익, 주가매출비율을 분석하였다.

상세 분석

우선 위에서 언급한 각 항목을 분석한 이유 및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매출: 얼마나 돈을 버는지 확인하기 위해 (3분기 및 1-3분기 누적 매출 계산)
  • 매출성장률: 매출이 얼마나 성장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3분기 및 1-3분기 누적 매출의 전년도 대비 성장률 계산)
  • 순이익: 얼마나 돈을 쓰면서 돈을 버는지 확인하기 위해 (3분기 및 1-3분기 누적 순이익 계산)
  • 주가매출비율: 기술특례 상장 기업 중 상장 후 짧은 기간 내에 이익을 내는 회사는 거의 없으므로 매출 대비 회사 가치가 어느 정도로 평가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11.25일 종가'를 '1-3분기 주당 순매출'을 통해 나눠줌으로써 계산. 값이 높을 수록 같은 매출액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음)

 

위에서 말한 항목 (매출, 매출성장률, 순이익, 주가매출비율)을 각 기업에 따라 적어보았다. 

 

  기업명 매출
(3분기/1-3분기, 억원)
매출 성장률
(3분기/1-3분기)
순이익
(3분기/1-3분기, 억원)
주가매출비율
(배)
1 알체라* 5.6 / 22.6 -70% / -10% -61.3 / -39.2 44.1
2 씨이랩 44.6 / 57.2 261% / 70% -9.5 / -35.3 11.7
3 뷰노 8.3 / 19.4 156% / 89% -44.4 / -156.0 39.3
4 마인즈랩 21.8 / 58.0 6% / 35% -14.0 / -39.8 12.6
5 루닛 44.5 / 99.2 290% / 289% -165.1 / -225.6 36.3

(*알체라의 경우 3분기 실적보고서가 없어 2분기 및 1-2분기 실적으로 대체)

 

각 항목에 대한 분석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매출: 기본적으로 모든 기업의 매출 규모 자체가 커보이진 않는다. 3분기까지 매출이 모두 수십억 수준이니, 누적 매출 99억을 기록한 루닛을 제외하고는 금년도 매출이 수십억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 매출성장률: 알체라를 제외하고는 매출 성장률은 대부분 높은 값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아직 매출 규모가 작다보니 높은 값을 보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면으로 보인다. 특히 루닛은 3분기 및 1-3분기 누적 매출 성장률이 300%에 달한다.
  • 순이익: 이익이 (+)인 기업은 아직 없다. 매출을 내기 위해 아직은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로 보인다. 1-3분기 누적 매출 대비 순이익을 대략적으로 계산해봐도 가장 적은 씨이랩이 -62%, 가장 큰 뷰노는 -800%에 달한다.
  • 주가매출비율: 알체라는 1-2분기 누적 매출만 계산해서 조금 다른 값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보면 30-40정도의 값을 보이는 '알체라, 뷰노, 루닛'과 10 정도의 값을 보이는 '씨이랩과 마인즈랩' 2개 그룹으로 나뉠 수 있었다. 기업가치가 매출에 기반해서 산정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여 시장에서 어떤 근거로 같은 매출 규모를 두고 다른 기업가치를 평가했는지 궁금했다. 위에 나온 자료로만 보면 대체로 비용이 큰 그룹이 같은 매출 대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리

아무래도 제한된 수치만으로 기업을 분석하려고 하니 심층적인 분석을 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도, 알아낸 사실을 정리해보면

  • 대부분 기업의 매출은 수십억 수준이나, 매출 성장률은 높은편
  • 아직 이익은 내고 있지 못하며, 기업들마다 편차는 있지만 매출 대비 큰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
  • 주가매출비율은 2개 그룹으로 나뉠 수 있으며, 같은 매출을 냈을 때 비용이 큰 기업이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

 

마지막 내용은 기존에 봤던 책 내러티브 앤 넘버스의 내용과 일치하였다. 즉, 큰 시장을 타겟한다는 내러티브를 세운 기업들에겐 초기의 많은 비용이 앞으로의 높은 성장률을 위한 투자로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봤을 땐, 큰 마이너스 순이익이 오히려 시장에선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으로 보였다.

나도 스타트업을 다니다보니, 기존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많이 느끼고 있다. 그러다보니 위 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AI 관련 기업들 중 제품이 아닌 용역을 통해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런 용역 형태의 매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관점을 포함하여 매출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지표를 이용하면 (제품vs용역, 국내vs해외, 순환매출 비중, 매출처의 다양성 등) 해당 기업의 실적에 대한 좀 더 깊은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