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자자로서 자주 고민하게 되는 주제 중 하나가 non-consensus investing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흔히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다', '인기 많은 딜에 먹을 것 없다'고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인기 많았던 딜이 상장하고 나서도 많은 관심을 끌며 결국 높은 수익을 주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게다가 VC 투자는 나 혼자 좋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추진하려고 해도 내부 설득을 하기 힘들다. VC 특성상 단일 기관에서의 투자 금액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니 클럽딜의 형태로 투자가 이루어지는데 Series-A 이상만 가도 최소 3-4개 이상 기관이 들어와야지만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최소 3-4개 이상의 기관이 좋다고 생각해야지만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최근, 단독적으로 추진한 딜 몇개가 내부적으로 reject되는 경우가 생겨 실망한 와중에 비슷한 주제를 다룬 podcast를 보게 되었다.
해당 영상에서 a16z의 파트너인 Martin Casado는 VC투자에서 non-consensus investing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한다. Martin은 Consensus Investing이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단독적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Non-consensus 투자는 본인이 틀린 부분이 있진 않은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Martin의 주요 논리는 VC투자도 꽤나 많은 수요와 공급이 있어 효율적 시장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어, 단독적으로 투자를 하고 싶은 상황은 개인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한, 결국 VC 투자란 후속 펀딩이 이어져야 하는데, 본인 외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면 후속 투자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non-consensus investing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본인들의 회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여러 데이터를 보여준다. (해당 링크에 가면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https://eu.36kr.com/en/p/3460671512254085)
이 영상을 보면서 물론 비판적으로 봐야할 지점 (최근 지속적 급성장 중인 미국 시장의 데이터라는점, 스타트업 역사가 긴 미국이라는 점 등) 도 있겠지만, 그 동안의 나의 투자 방식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다. 물론 회사 특성상 투자 규모가 제한되는 점도 있겠지만, 유명한 딜에 대해 비판적으로만 보면서 나만 찾을 수 있는 회사를 찾고, 그 회사에 대해 나 혼자만의 논리로 투자를 추진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독립적인 판단 하에 스스로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남들이 좋다고 하는 투자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발굴하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의 어록으로 유명한 '가장 비싼 선수가 가장 싼 선수이다'라는 말이 있다. 비싸게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선수가 보여줄 퍼포먼스와 그에 기반한 수익은 당시엔 파악하기 어려우니, 비싸보여도 나중에 보면 결국 싸게 샀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스타트업 투자란 승자 독식을 다루는 시장이니 더욱 이런 관점이 말이 된다고도 생각된다. 다들 좋다고 생각하는 비싼 딜을 마다할 게 아니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아래는 해당 podcast 링크이니 관심 있는 분은 들어보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si=aGzeYMsmQ2IbKoXx&v=roJUhk8qeRY&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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