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진화'를 읽고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보다 관심이 가서 읽게 되었다. '투자의 진화'가 벤처캐피탈의 시작과 진화, 현재 모습을 다룬 것처럼, 이 책은 헤지펀드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여러 헤지펀드 회사들의 다양한 일화를 다룬다.
[책 리뷰] 투자의 진화 - 세바스차 말라비 저
이 책은 벤처투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1950년대 페어차일드 반도체 사례부터 최근의 구글, 페이스북, 우버, 위워크 등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벤처투자가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인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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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다양한 헤지펀드 회사들이 소개되는데 이를 보며 투자 회사들은 결국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돈을 버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VC (벤처캐피탈)들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기대하여 투자를 하고, PE (Private equity) 또한, 상대적으로 후기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며 투자를 통해 지분을 취득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경영권에 개입을 하거나, M&A를 이끄는 등의 행위를 하지만, 결국 목적은 본인이 취득한 지분 가치보다 높은 금액을 회수하기 위함이다.
이 관점에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원자재 등 거래되는 모든 상품에 투자하며 차익을 노린다. 이 때 차익을 얻는 방법은 해당 상품의 가치가 저평가 되어 있으면 매수를, 고평가되어 있으면 공매도를 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특정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어 주식의 상승을 미리 예측하면 주식을 매수할 수 있고, 특정 기업의 주식이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으면 해당 주식을 공매도 할 수 있다. 또한, 기후 등을 통해 코코아 수확량 감소 및 코코아 가격 상승을 미리 예측할 수 있으면, 코코아 선물을 매수하는 등 그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소로스펀드, 시타델, 월드퀀트 등이 헤지펀드에 속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은 헤지펀드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서도 큰 돈을 벌고, 특정 국가가 경제 위기에 빠지는 등 다른 사람의 불행을 이용하여 돈을 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 헤지펀드 매니저의 연봉은 한화로 1조가 넘으니 정말 놀랄만한 수준이다. (재산이 아니라 연봉이 조 단위이다.)
연봉이 조 단위라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나도 판단이 어렵지만,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나도 어느정도 공감이 된다. 사회에서는 어떤 행위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려면, 그 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주식을 예로 들면, 주식에 대해 공매도가 불가능하면 모든 사람이 주식을 사기만 할테니 가격은 끝없이 오를 것이고, 더 이상 거래가 불가능해지면 적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산 사람은 모두 손해를 볼 것이다. 공매도가 존재함으로써 자산 가격이 적정한 수준을 찾게 되고 사회적인 손해가 최소화된다. 그런 관점에서 헤지펀드는 다양한 상품 가격의 불균형 속에서 이득을 취함으로써 상품 가격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공대 출신인 나는 주변에 금융권에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고, 헤지펀드라는 것도 가끔 뉴스에 나올 때마다 남들처럼 부정적인 인식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헤지펀드의 세계를 알게 되고, 매일매일 벌어지는 주식 시장의 거래가 어떤 기관들에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투자 업종에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투자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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