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투자 관련 직무로 옮기다 회계에 대한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 집에 있어 보게 된 책이다. 저자는 회계법인, 대기업 세무팀 등 회계업계에서 10년 넘게 일을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전문적으로 회계를 담당할 사람이 아닌 회계를 처음 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그러다보니 회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챕터 1,2,3에서 회계의 역사와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챕터 4,5,6,7,8을 통해 재무제표의 구성 요소인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와 주석을 설명한다. 챕터 1,2,3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최근의 회계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주요 이유인 '발생주의'와 관련된 내용이다. 발생주의는 현금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현금의 수수와는 관계없이 수익은 실현되었을 때 인식되고, 비용은 발생되었을 때 인식된다는 개념'[1] 이다. 10년동안 쓸 자동차를 현금을 주고 구매하는 경우를 예를 들면, 현금주의는 우리가 가계부를 적을 때처럼 현금이 나가는 순간을 기준으로 장부를 기록한다면, 발생주의는 자동차를 사용하는 10년에 걸쳐서 비용을 인식하게 된다. 저자는 현대의 회계가 복잡해진 이유가 대부분 이 발생주의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발생주의가 복잡한 현대사회의 다양한 거래를 표현하기에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회계의 주요 구성 요소에 대해 설명한다.
재무제표에서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이 3가지 일텐데, 챕터 4,5,6,7,8에서는 주로 이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의 기업의 재무 상태 (자산과 부채, 자본)에 대한 정보를 보여준다. 자산과 부채, 자본은 어떤 기간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대한 내용이므로 예를 들어 연간 사업 보고서인 경우에는 말일 (ex. 2022년 12월 31일)의 재무상태를 보여준다. 그리고, 회계원리를 배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재무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자산 = 자본 + 부채
이다. 즉, 회사의 전체 자산은 자본금과 부채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책에 나온 내용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참고해야하는 것이 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RCPS (상환전환우선주)의 형태로 투자를 받게 되는데, 이는 회계 기준을 한국회계기준 (K-GAAP)으로 하는 경우에는 '자본', 국제회계기준 (K-IFRF)로 하는 경우에는 '부채'로 인식되게 된다 [2]. 그래서 투자사들은 피투자사가 상장하는 경우 회계 상 부채를 실제보다 과다인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RCPS를 보통주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3].
손익계산서는 회사의 일정 기간 동안의 매출, 매출원가, 순이익 등을 보여주는 문서이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매출 - 매출원가 = 매출총이익
매출 총이익 - 판매관리비 = 영업이익
영업이익 + 영업외수익 - 영업외비용 =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 법인세비용 = 당기순이익
이다. 결국 손익계산서를 이해하면 회사의 손익과 관련된 내용을 대부분 알 수 있다. 2가지 주요한 비용인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의 차이를 설명하면, 매출원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데 직접적으로 들어간 비용을 말하고 (예를 들면, 공장 근로자 노무비, 원재료 비용 등), 판매관리비는 제품 판매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면, 판매부서와 관리부서의 인건비, 사무실 전력비 등).
현금흐름표는 회사의 일정 기간 동안의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문서이다. 현금흐름표는 크게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을 보여준다. 재무상태표에서는 일정 시점의 현금 상황을 알려주지만, 현금흐름표에서는 어떠한 활동으로 인해 재무상태표의 현금이 확보되었는지를 알려준다. 현금흐름표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른 2가지 항목과는 다르게 발생주의가 아닌 현금주의에 따라 작성을 하게 된다. 사실, 이 내용만 보면 현금흐름표가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에 비해 볼 내용이 많지 않게도 느껴진다. 다만, 최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주요하게 보았던 지표인 잉여현금흐름 (Free cash flow, FCF) [4],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워렌 버핏이 사용한다는 현금흐름할인법 (Discounted cash flow, DCF) [5] 등이 현금 흐름과 관련된 지표이다. 각 지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오늘 읽은 책에서도 자세한 내용이 나오진 않아, 각 개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번 글에서는 하진 않겠다.
초기 스타트업인 경우에는 재무제표에서 상대적으로 볼 내용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해 갈수록 이런 재무제표를 통해 볼 수 있는 내용이 중요하기도 하고, 사후관리를 하다보면 기업과 재무제표를 통해 소통을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나도 앞으로도 이 책보다 좀 더 심화된 회계 책이나, 다른 블로그 등을 통해 다양한 회계 관련 내용을 공부하고 이 블로그에도 기록하려고 한다.
참고자료
[1] 조세통람, http://www.taxnet.co.kr/
[2] '자본과 부채 사이' RCPS 투자…핀테크 스타트업에 족쇄될 수도,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90917350567767
[3] 거래소, 코스닥 상장 전 'RCPS→보통주' 전환 강력 권고, 비즈워치, https://news.bizwatch.co.kr/article/market/2023/05/10/0027
[4] 아마존의 잉여현금흐름 - 제프 베조스의 재무건전성 평가 방법, 네이버 블로그, https://m.blog.naver.com/tyeop/221855964695
[5] 자본주의 연구소, 티스토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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