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책 리뷰] 주식하는 마음 (홍진채 저) & 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저)

J Park 2023. 3. 20. 22:00

(2021년 8월 28일 페이스북에 쓴 글을 옮김)

 

2020년 코로나 이후 역대급 주식 호황장에서 나는 결혼 준비에 정신도 없고, 무섭게 오르는 장 속에서 언제 올라탈지 몰라 진입 기회를 놓쳐 억울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와이프와 함께 올해 초부터 조금씩 주식을 하기 시작했고, 매매 이후 어떤 주식들은 상승을, 어떤 주식들은 하락하는 걸 지켜보며 어떻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투자를 하면 좋을지에 대한 책을 찾아보았다. 주식 투자의 고전으로 유명한 책들은 내가 바로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 최근에 나온 라쿤자산운용 홍진채 대표의 <주식하는 마음>과 홍진채 대표가 강력 추천한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었다. 두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그 감상을 페북에 남겨본다.

 

두 책은 기본적으로 ‘마음’과 ‘심리학’이라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에 접근한다. 두 책 모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감정적’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매일매일 오르고 내리는 시장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수익률을 1% 이상 초과하는 펀드가 전체의 3% 이하일 정도로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버는 일 자체가 기본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홍진채는 ‘기록’을 통해 자신이 왜 특정 주식을 샀는지, 가정이 옳은지 틀린지, 첫 매매 이후 어떻게 상황이 바뀌었는지를 끊임없이 복기해야 한다고 한다. 모건 하우절은 여기서 더 나아가 투자는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투자법은 검소한 생활을 통해 저축율을 늘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index펀드에만 투자를 한다고 한다.

 

또한 <주식하는 마음>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가치투자’에 대한 설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있어 기업의 기본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건전한 ‘가치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즉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계산한다는 것인데, 가치를 분석하여 10만원의 가치를 가진 회사가 있는데, 지금 주식 가격이 5만원이면 이를 지금 당장 구입하여 10만원에 도달하면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홍진채는 이러한 ‘가치’ 자체가 주관적 환상이라고 말한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내가 싸게 산 주식을 남에게 비싸게 파는 가격의 문제라고 한다. 내가 산 5만원의 주식이 10만원이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회사의 가치가 10만원인 줄 뒤늦게 깨닫는다는 것인데, 다른 사람들도 그 주식을 사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인데 가치가 10만원인 주식을 10만원에 살 일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팔지에 대한 고민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어떤 정보를 갖고 있을지, 어떤 원칙을 갖고 있을지, 어떤 의사 결정을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돈을 대놓고 밝히는 것은 조금 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한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얘기도 많이 있다. 두 책을 보며 주식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단지 수학에 능하거나, 많은 정보를 끊임없이 취득하는 것 이외에도 사람에 대한 이해까지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워렌 버핏을 흔히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하는데 단지 돈 잘버는 사람을 ‘현인’이라고 하는 이유를 좀 더 알게 되었다. 두 책에서 다른 많은 투자의 고전과 같은 책을 추천해줬는데 다음에도 이런 책들도 읽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