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로 일을 하다보니 항상 기술적 차별성, 기술적 해자를 가진 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 스타트업은 본인들의 기술 차별성을 강조하기 마련이며, 결국 VC들은 주요 고객 납품 실적, 납품 예정 리스트를 보며 간접적으로 기술적 차별성을 추측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런 리스트를 보며 투자 검토를 하는 것은 굳이 투자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표면적인 고객 리스트 이면의 기술적 차별성을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곤 했다. 이런 맥락에서 기술적 해자 이전에 우선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은 어떤 기업일지에 대한 고민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모닝스타'라는 미국의 유명한 자산운용사의 애널리스트인 팻 도시가 지은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경제적 해자로 볼 수 있는 것들은 '무형 자산', '전환 비용', '네트워크 효과', '원가 우위'를 든다. 첫번째 경제적 해자인 무형자산이란 브랜드, 특허, 법적 라이선스를 의미한다. 브랜드는 단순히 인기보다 실제로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중요하며, 특허 또한, 1,2개의 핵심 특허보다 다양한 특허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의 성과를 통해 유추했을 때 회사가 혁신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법적 라이선스 또한 하나의 커다란 법적인 허가보다 여러 개의 작은 허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해자를 더욱 매력적이라고 한다. 두번째 해자인 전환비용은 금전적, 업무적 비용, 고객 업무 밀착성 등의 요소로 인해 고객이 다른 제품으로 이동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다. 이런 요소로 높은 해자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은행, 데이터베이스 개발업체, 세금 신고 기업 등이 있으며 비용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고객의 경험을 이해해봄으로써 이러한 해자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세번째 해자는 네트워크 효과이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제품/서비스의 가치가 증가하는 경우를 말하며, 워드, 엑셀 등의 문서 프로그램, 카드사, 경매 사이트 등을 예로 든다. 아마, 모바일 시대에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도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기업들일 것이다. 상대적으로 물리적 상품을 취급하는 사업에서는 보기 어려운 예시이다. 네번째 해자는 원가 우위다. 저자가 말하는 원가 우위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는 '저비용 프로세스', '유리한 위치', '고유한 자산', '규모의 경제'이다. 가끔 원가 우위가 있다고 말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해당 원가 우위가 영속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위의 4가지 요소 중에 충족되는 것들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한, 경제적 해자 관점에서는 경영진의 훌륭한 경영 능력보다는 이미 내재되어 있는 회사 자체의 구조적인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거듭 말한다.
위와 같은 경제적 해자에서 내가 관심 있는 기술적 해자는 '무형 자산'에 나온 특허와 관련이 높을 것이다. 다만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저자는 특허 자체보다는 지속적 혁신이 가능한지가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속적 혁신이 가능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를 검토해야할까? 내 자의적 판단이긴 하지만, 특허/논문을 포함한 여러가지 연구개발 실적이 꾸준히 지속되는지, 기술 리더쉽이 잘 갖춰져있는지, 과거에 혁신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었는지 정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을 읽고 나니 경제적 해자에 기술적 요소가 기여하는 영역이 생각보다는 적다고 느껴졌다. 아무래도 책 자체가 이미 성숙한 기업에 대해 다루고 있기도 하고, 어쩌면 기술적 차별성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리스크가 높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1권의 책만으로 기술적 해자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고, 또 다양한 책들을 보며 기술적 해자에 대해 나 스스로 계속 정의를 해 나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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