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VC로서 많은 교수 창업 스타트업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교수님들이 직접 CEO를 하시며 회사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동시에 학교에서의 연구, 강의, 행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다. 창업을 하신 교수님들 대부분 세계적인 연구 역량을 갖추시기도 했고, 해당 대학원 출신 인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 인력을 갖추기가 용이해 많은 VC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 실제로 나도 교수 창업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기도 해서, 대학교 연구를 바탕으로 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어떤 형태가 가장 좋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당연히 미국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을 것 같아 검색을 하다 우연히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김석관 박사님의 '한국과 미국의 교수 창업 제도 비교와 시사점'[1]이란 Article을 보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김석관 박사님의 Article을 짧게 요약해보고 교수 창업의 방향성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해당 Article에서는 먼저 한국과 미국의 교수 창업의 수를 비교한다. 언뜻 생각하기엔 실리콘 밸리와 스탠포드 대학의 활발한 산학 협력 사례 등을 통해 미국에서의 교수 창업의 수가 많을 것이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수 창업의 수 자체는 단위 연구비, GDP당 개수로 봤을 때 한국이 미국의 3.8배로 한국의 교수 창업이 활발한 상황이다. 성공 사례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나와 있진 않지만, 미국의 경우 M&A나 IPO를 통해 교수들이 Exit를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은 Exit 사례가 매우 적다. 창업의 수는 적지만, Exit 사례는 많다는 결과만 보면 제도적으로 미국이 교수의 창업을 효율적 지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반대다. 대부분 미국의 대학 본부는 교수의 기업 활동에 대해 자문역 등 비상임직으로써의 겸직이나 주당 1일 이내의 근무만 허락한다. 대신에 미국에서는 VC등의 자본이 직접 대학의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을 세우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여 회사를 운영한다. 이 때, VC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함으로써 대주주가 되고, 창업자인 교수들은 상대적으로 소수 지분을 가져가면서 자문역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보면 기술을 가진 창업자들이 대우를 못 받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오히려 M&A나 IPO 시에도 소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교수들은 Exit가 용이하고, 지속적인 연쇄 창업의 가능성도 커진다. 일례로 모더나의 창업자 Robert Langer 교수는 MIT 화공과 교수로 재직하며 40여개의 기업을 연쇄 창업하여 수조원의 자산가가 되었다. 아래 표는 위 내용을 포함하여 한국과 미국의 교수 창업 모델을 비교한 표이다 [1].

다만, 한국은 여러 가지 여건상 VC 주도 모델이 실현되기 어려운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우선, 법률상 투자사의 경영지배 목적 투자가 제한되어 있고, 상장시 대주주의 지분이 20%가 넘어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 또한, 이사회 중심의 지배 구조가 정착이 되지 않고, 대주주인 창업자 위주의 경영이 이루어지는 기업 거버넌스를 가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아, 전문 경영인의 인적 자원이 제한되는 한계도 있다. 이에 따라 저자는 교수가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아래 그림[1]과 같은 대안을 제시한다. 1번은 현재 모델과 같고, 2번의 경우 기술을 가진 교수가 경영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인원과 공동 창업을 하는 것이고, 3번의 경우 대학 기술지주회사와 같은 창업전문조직이 CEO풀을 확보하여, 학내 교수들과 창업의 전 과정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 때, 위의 3가지 대안 중 창업 모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기술의 상용화 기간, 비용, 물적/인적 네트워크 등이나 리스크 감수 정도를 고려해야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추가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VC의 역할 비중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며, VC가 다양한 스타트업의 실패와 성공을 간접 경험하는 축적하는 장소로써 역할을 수행하며, 이러한 경험을 생태계에 공유함으로써 스타트업의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 글을 읽고 느낀 점은 우선 이런 연구를 하신 분이 국내에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자원이 없는 만큼 결국 R&D를 통한 사업화로 먹고 살아야하는데, 대학에서 수행되는 기초연구가 사업화가 되기 위해선 연구실 기반 창업이 활발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선진국의 사례에 대한 상세한 연구는 창업을 고려하는 많은 교수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마도 바이오 분야에서 많은 교수 창업 사례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Lesson들이 생겨 이러한 연구가 수행된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미국은 상대적으로 세계 초강대국이라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독일이나 일본, 이스라엘 등의 국가가 어떠한 모델을 적용하고 있는지를 조사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국내에도 교수 창업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었을 텐데, 그러한 성공의 원인을 상세하게 분석해보면 현재와 같은 제도에서 어떻게 그러한 성공이 가능했는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 미국 대학 교수의 활발한 창업 스토리를 강조하며 한국 대학의 창업 지원 정책이 미비함을 보여주는 기사들이 있다. 김석관 박사님의 원글을 봐도 나오지만, 이것은 정말 잘못된 기사이다. 한국이 오히려 창업이 활발하고, 미국이 겸직에 대해 더욱 엄격하다. 이런 기사들은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바이오업계에서도 컴퍼니빌더형의 회사가 창업 아이템 선정 및 사업기획과 더불어 투자유치까지 돕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2]. 정책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VC업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최신 연구에 대한 관심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연구실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업화하는 사례가 나오는 방향으로 생태계가 발전되었으면 한다.
참고자료
[1] 김석관, 한국과 미국의 교수 창업 제도 비교와 시사점, 접속링크: https://www.stepi.re.kr/site/stepiko/report/View.do?reIdx=304&pageIndex=2&cateCont=A0501&searchYear=&searchCondition=1&searchKeyword=&searchSort=PUBLIC_DT
[2] "투자 업계서 외면받는 교수 창업... 이젠 기획 창업인가", 헬스케어허브 2023년 2월 13일, 접속링크: 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84
*thumbnail 그림은 Canva로부터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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