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 VC

스톡옵션을 통한 스타트업 임직원의 기대 수익은? (Feat. 스타트업 입사의 다른 장점들)

J Park 2024. 8. 17. 17:53

Intro.

최근 들어 스타트업을 주요 커리어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고, 대기업을 다니다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 발 양적 완화로 인한 거품들이 꺼짐과 동시에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도 많이 깨지고 있긴 하지만, 스타트업은 스톡옵션 대박, 수평적 조직 문화, 빠른 성장 등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직장이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개인이 스톡옵션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분석해보려고 한다. 또한, 스톡옵션 외에 스타트업 입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다른 장점들에 대해서도 써보려고 한다.

 

스톡옵션을 통한 스타트업 임직원의 기대 수익

 

우선 같은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워낙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 수준의 분석을 위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가정을 하였다.

  • 상장 시점 시가총액 1,900억 규모 (기술특례 기업의 상장 시점 기업가치 평균 )
  • 투자 단계별 기업가치 상승은 ‘Seed’ -> ‘Series-A’ 2, ‘Series-A’ -> ‘Series-B’ 2, ‘Series-B’ -> ‘Series-C’ 2.5, ‘Series-C’ -> ‘상장’ 2
  • 이에 따라 Seed, Series-A, Series-B, Series-C의 기업가치는 각각 34, 91, 237, 766(증자로 인해 최종 기업가치와 가치 상승 배수는 불일치)
  • 스톡옵션의 경우 공모 시점 전체 주식수의 10% 규모를 Series-A, Series-B, Series-C에 균등하게 배분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Series-A, B, C 단계에서 6.6억원, 13.2억원, 33억원 수준으로 배분된 스톡옵션이 상장 후 총 197.7억원의 가치로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으며, 단계별 스톡옵션은 각각 10배, 5배, 2배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타트업 단계별 배분된 스톡옵션의 가치 상승

 

다만, 이는 임직원 전체에게 분배된 스톡옵션이므로 임직원 개인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이 기대되는지 추가로 분석해보았다. 이 또한, 다양한 종류의 스타트업이 있을 수 있지만 적당한 가정을 아래와 같이 해보았다.

  • Series-A, B, C에서 전체 임직원 수는 30, 60, 100명이고, 이 때, Lead (팀장)의 수는 5, 10, 17명, Professional (팀원)의 수는 22, 45, 76명으로 가정
  • Lead들과 Professional들에게 각각 분배되는 전체 스톡옵션의 규모는 동일하다고 가정하며 (전체 스톡옵션이 Lead그룹에게 반, Professional그룹에게 반 배분), 각 그룹 안에서는 동일하게 스톡옵션을 배분
  • 임원은 너무 다양한 케이스가 있을 수 있으므로 스톡옵션 분배에서 제외
  • 기대값 계산을 위해 Series-A, B, C 회사가 상장까지 가는 비율을 1/10, 1/5, 1/2로 가정

 

해당 가정을 기반으로 아래 표와 같이 스톡옵션을 통한 수익과 기대값을 계산하면 Series-A단계에서 입사한 개별 Lead와 Pro.의 스톡옵션 가치는 6.6억 (차액 5.9억), 1.5억 (차액 1.2억)이며 기대값은 0.6억과 0.1억이다. Series-B에서 입사한 개별 Lead와 Pro.의 스톡옵션 가치는 6.6억 (차액 5.3억), 1.4억 (차액 1.1억)이며 기대값은 1.1억과 0.2억이다. 마지막으로 Series-C에서 입사한 개별 Lead와 Pro.의 스톡옵션 가치는 4.7억 (차액 2.4억), 1.1억 (차액 0.5억)이며 기대값은 1.2억과 0.3억이다.

 

스타트업 단계별 임직원 개인에게 배분된 스톡옵션의 수익과 기대값

 

스톡옵션 차액의 크기 자체를 본다면 꽤나 높은 금액이 맞지만, 기대값으로 보면 어떤 단계에서도 엄청 높은 수준은 아니다. 특히 Professional 수준에서는 어느 단계에서도 높은 기대값이 계산되지 않으며, 잘나가는 대기업이라면 한해 성과급 수준인 경우도 있다. 물론 유니콘급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임원으로 입사하며 더 많은 스톡옵션이 제안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유니콘급의 기업이라면 신규 입사자에게 줄 수 있는 스톡옵션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며, 상승폭 또한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임원으로 입사하는 경우엔 많은 스톡옵션이 보장될 수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높은 책임감과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개인이 지는 리스크도 클 것이다.

 

스타트업 입사의 다른 장점들

 

위 분석을 통해 개인이 스톡옵션을 통한 경제적 기대효과 자체는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개인이 일반적인 대기업이나 다른 직장 대신 스타트업을 선택할 이유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도 스타트업을 통해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주변에서 스타트업을 커리어로 선택한 경우에 경제적 보상을 떠나 만족을 하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몇가지가 있는 것 같다.

 

먼저 회사의 비전에 대한 공감이다. 비전은 그 회사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자 목표이다. 아무래도 업력이 오래된 대기업 등의 경우보다 스타트업이 회사의 비전에 대한 가시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관심을 통해 회사의 비전에 공감하는 경우라면, 스타트업 입사가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이 학교에서 의료AI를 전공한 경우라면 해당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대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본인의 전공도 살릴 수 있고, 비전에도 공감할 수 있는 스타트업 입사가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다른 요소는 성장일 것이다. 스타트업이 외부에서 욕을 먹는 경우 중 대부분이 체계가 없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그것은 스타트업 조직 자체가 빠른 성장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개개인은 오히려 빠르게 돌아가는 비즈니스 싸이클 속에서 기술적, 커리어적인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개인도 이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조직의 빠른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성장이 무시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은 인터뷰 과정에서 팀 Lead, C-level, 같은 팀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조직 문화, 개발 문화, 현재 회사의 비즈니스 상황 등 다양한 요소가 개인의 기대수준과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이다 보니 다양한 직무에 대한 간접적 경험, 이를 통한 다양한 직군과의 네트워크 형성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결론

 

나도 대학원 졸업 후 많은 고민 끝에 첫 커리어를 스타트업으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서 전공한 영역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입사를 하여 내가 연구한 것을 실제 제품화하며 즐겁게 생활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그 때 알게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은 내가 기존에 만날 기회가 없던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로 그 분들로부터 배운 것도 많으며 현재도 자주 만나며 서로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또한 입사 당시엔 의도하진 않았지만 스타트업 생활이 VC라는 현재의 직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런 나의 경험에 기반하여 주변에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타트업을 추천하는 편이다. 하지만 단순히 스톡옵션 등의 대박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회사에 비전에 대한 공감, 성장에 대한 욕구 등에 대해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스톡옵션 대박이 터지면 좋지만, 개인이 이를 입사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혹시라도 스타트업 입사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