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사 평가 사이트 FounderMeetsVC 리뷰 분석
벤처투자사를 평가하는 https://www.foundermeetsvc.com/ 라는 사이트 (이하: FMV) 가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창업자들이 벤처투자사를 다양한 항목을 통해 점수 (1-5점) 로 평가를 하며, 리뷰를 남길 수도 있다.
원래 누구머니 (https://nugu.money/)라는 서비스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고, FMV가 이 틈을 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위 그림과 같이 투자회사 뿐만 아니라 해당 회사의 심사역에 대해 평점을 내리며, 투자 단계와 현재 투자 진행 상황과 더불어 실질적 도움/응답속도/신뢰성 면에서 상세 평가를 진행한다. 창업자들은 VC를 만나기 전에 벤처투자사와 심사역에 대한 대략적인 평판을 알 수 있을테고, VC들은 이런 서비스가 있음으로써 창업자들을 만날 때 좀 더 긴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지나치게 특정인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이나 인신공격이 없다면 나름 창업 생태계에 순기능을 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각 심사역이나 회사에 대한 평가는 있지만, 창업자들이 벤처투자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경향은 알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웹에 등록되어 있는 리뷰들을 크롤링하여 창업자들의 전반적인 벤처투자사 평가에 대해 분석을 해보았다. 크게 보면
- 리뷰 등록자 현황: 투자 단계 및 투자 진행 상태별
- 투자 단계 및 진행 상태별 평점 분석
- 세부 분석: 평점 분류 및 하우스별 평점 경향
을 분석해보았다. 첫번째로 리뷰를 등록한 창업자들의 수를 투자 단계 및 투자 진행 상태별로 분석해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투자 단계의 경우 전체 188개의 리뷰 중 Seed가 56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Series-A, Pre-A 순이었다. 미작성을 제외하면 Series A 이하의 투자가 90.0%를 차지한다 (=139개/155개). Series-B와 Series-C의 경우에는 각각 8개와 2개로 전체 리뷰의 약 5%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초기 회사가 더많을테니 Seed, Series-A 순으로 많은 리뷰가 등록된 것이 당연할 것 같고, Pre-A 단계는 정식 단계가 아닌만큼 상대적으로는 적은 숫자의 리뷰가 등록된 것으로 생각된다.
투자 진행 상태별 리뷰 등록 개수를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투자 집행 완료' 상태의 리뷰가 61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 '미팅 진행'이 52개였다. 아마도 이미 투자사-피투자사로 관계를 맺은 시점에서 리뷰를 작성하는 분들이 많을테니 '투자 집행 완료'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투자사 선택, 혹은 피투자사 선택에 의해 드롭된 경우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적었다. 대신 미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등록된 '미팅 진행' 상태의 리뷰가 52개로 두번째로 많았다.
두번째로 투자 단계 및 진행 상태별 평점이다. 먼저 투자 단계별 평점 평균을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물론 Series B와 Series C의 경우 등록 개수가 8개와 2개로 충분한 숫자가 아니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후기 라운드로 갈수록 평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실질적 도움' 평점은 Seed 단계에서 타 항목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후기 라운드에 갈수록 타 항목 대비 낮은 평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액셀러레이터 등의 초기 투자사는 멘토링 수행 등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가 있지만 후기로 갈수록 재무적인 역할에 치우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은 투자 진행 상태에 따른 평점 평균이다. 이 또한, '미팅 진행' 항목과 '투자 집행 완료' 항목을 제외하고는 리뷰 등록 수가 적어 정확한 추정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으나, 확실히 투자 집행이 완료되거나 텀시트를 받은 경우에는 다른 항목 대비 높은 평점 평균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2가지 경우는 투자를 받기로 거의 확정된 이후이므로, 서로 어느정도 핏이 맞는 것을 확인한 상태이므로 평점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2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낮은 평점을 보이는데, 특히 피투자사 선택으로 드롭을 한 경우에는 실질적 도움 항목의 점수가 매우 낮은 것도 특징적인 모습이다. 아무래도 투자사를 선택하는 위치에 있는 창업자들의 경우에는 투자사가 본인들의 비즈니스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기대할텐데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피투자사가 투자 진행을 드롭하게 되어 '실질적 도움'에서 낮은 평점이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세번째는 상세 분석으로 평점 분류 및 하우스별 평점 경향을 분석해보았다. 먼저 평점 분류별 평균과 분산이다. 아래 그림을 통해 전체 평점 및 3가지 상세 분류별 평균을 볼 수 있고 분산을 Error bar 형태로 나타내었다. Error bar는 평균을 중심으로 하여 양 방향으로 '1 X 표준편차 (1σ)' 를 나타내었다. 각 평점과 분산을 적어보면 3.73, 3.63, 3.72, 3.69와 1.56, 1.51, 1.36, 1.46이다. 우선 평점평균이 5점 만점에 3.73점 정도면 생각보다는 높은 점수라고 생각되었다. 100점 만점이면 75점 정도인데 이 정도면 전반적인 평점 평균은 준수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분산이 평균 대비 큰 값을 보여 평점의 분포가 양극단에 분포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좀 더 상세하게 얘기하면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값을 공분산 (coefficient of variation)이라고 하는데 이 공분산 값들이 약 0.35에서 0.4 정도의 값을 보인다. 평균의 3-40% 수준에서 표준편차만큼의 분산이 생긴다는 의미이니 양 극단에 분포된 점수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전체 평점과 3개의 세부 항목의 평점과 분산이 비슷한 값으로 수렴을 하여 각 평점 세부 항목별로 분별력이 적지 않나라고 생각된다.
다음은 리뷰를 5개 이상 받은 투자사들의 전체 평점 평균과 분산을 분석해보았다. 리뷰를 5개 이상 받은 투자사는 총 7개로 투자사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하였다. 위와 같이 평균을 중심으로 하여 양 방향으로 Error bar를 '1 X 표준편차 (1σ)' 로 나타내었다. 각 투자사들의 평점 평균은 3.55, 4.50, 5.00, 3.20, 4.40, 1.33, 3.75이고, 표준편차는 1.92, 1.12, 0.00, 0.80, 1.75, 0.75, 1.71이었다. 우선 C투자사가 받은 평점평균 5점이 눈에 띈다. 5개의 리뷰 모두 평점 5점을 받았다. F투자사는 6개의 리뷰를 받았는데 1점 5개와 3점 1개의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을 받았다. C회사와 F회사는 상대적으로 일관된 점수를 받았지만,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분산이 큰 경향을 볼 수 있다. 좀 더 상세히 보면 같은 회사도 리뷰마다 1점과 5점을 함께 받는 경우가 흔했고, 심지어 개별 심사역도 5점과 1점을 함께 받는 경우도 많았다. 이 결과를 통해 투자사 혹은 심사역의 평점은 절대적인 수치라기보다는 피투자사별로 다르게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수행한 분석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보면
- 리뷰 등록자 현황: 투자 단계 및 투자 진행 상태별
=> Series A 이하의 단계의 회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투자 집행이 완료되거나 미팅 진행 중인 상황에서 리뷰가 등록됨. - 투자 단계 및 진행 상태별 평점 분석
=> 후기 투자 단계로 갈수록 낮은 평점을 보이며 '실질적 도움' 측면에서 후기 단계의 평점 감소가 뚜렷함. 투자 집행이 완료되어 투자사-피투자사 관계가 생긴 시점에서는 평점이 높으며, 피투자사 선택으로 진행이 드롭된 경우 특히 '실질적 도움' 평점이 낮음. - 세부 분석: 평점 분류 및 하우스별 평점 경향
=> 평점 평균으로는 3.6-7 정도로 준수한 경향을 보이나 분산이 커 양극단에 분포된 평점이 많음. 같은 하우스의 경우에도 피투자사별로 극단적인 점수가 등록되는 경향이 있음.
과 같다.
정리하고 보니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내용 같기도 하다. 당연하게도 초기 단계에 많은 회사가 있을 것 같고, 투자 집행이 완료된 시점에서는 높은 평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투자사<>피투자사와의 관계가 결국은 창업자<>심사역이라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다 보니 같은 심사역이라도 사람 (혹은 피투자사)별로 다른 평점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런 결과를 정량적으로 정리해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나도 정리하면서 피투자사들이 투자사에 대해 어떤 것을 기대하고 바라는지를 알 수 있었다. 투자사와 피투자사와의 관계를 남녀와의 관계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뷰를 분석하면서 다시 한번 이 비유에 대해 공감이 되었고, 피투자사에게도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심사역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